스포츠 수영 영화 4등
스포츠가 갖는 의미
얼마 전 우여곡절 끝에 2020년 제32회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코로나 19라는 사상 초유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치러져 걱정과 우려가 컸지만 즐거움과 감동을 주면서 무사히 막을 내렸습니다.
스포츠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는 강한 힘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거리두기를 생활화하며 어느새 혼자 생활하고 하는 것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던 우리에게 이번 올림픽은 우울하고 지친 일상을 잠시 잊게 해 준 오랜만에 찾아온 가뭄에 단비 같은 축제였습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시즌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장르에서는 흔하지 않은 스포츠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라기보다 부모교육용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 반성을 하며 감상을 했습니다.
영화 <4등>의 줄거리
영화<4등> 은 국가 인권위원회가 투자하고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이 제작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우승을 위해 어린아이에게 폭력을 일삼는 수영코치와 그런 수영코치의 행태를 알고 있지만, 우승을 위해서 참는 삐뚤어진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포스터에서 박해준이 들고 있는 저 우스꽝스럽고 커다란 오리발이 영화 주제를 표현하는 꽤 상징적인 물건입니다. 영화 중간중간마다 저 물건으로 아이를 무지막지하게 때리며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수영코치인 박해준은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감독에게 맞는 것이 싫어 수영을 그만둔 전직 수영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코치가 된 본인은 제자가 기록이 나오지 않자 자신이 그렇게 싫어했던 방식인 폭력을 써서 지도합니다.
'운동부는 대걸레 자루가 만든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운동선수들은 많이 맞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운동선수들뿐 아니라 지금의 40~50대들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의 말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 지금 들어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참 많이 맞았습니다.
강한 방법으로 무언가를 빨리 고치려고, 잡으려고 폭력을 쓰지만, 본인의 의지가 들어가지 않는 한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자식을 키워본 부모라면 한 번쯤은 겪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장래를 위함이라는 부모의 욕심과 욕망이 아이를 다그치게 되고, 가시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없으면 조급함에 폭력을 쓰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과연 그것이 아이를 위한 일이었을까요? 진정 아이가 원한 일이었을까요? 아이가 원하지 않는 일이었으니 행동하는 주체가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점점 나빠지게 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어떠한 경우에서도 폭력은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보다 약자에게는 거침없이 행하는 경우를 보면서 나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자신을 경계하며 단단하게 다스려야 할 듯합니다.
이 영화의 압도적인 장면은 수영장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4등을 벗어나기 위해 새벽부터 수영 연습을 하는 아이가 물속깊이 잠영하여 혼자 유유자적 물을 가지고 노는 장면입니다. 손가락으로 물을 느끼고 물살에 몸을 맡기는 장면에서는 아이와 물이 친구가 되어 노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구타를 당해 수영을 싫어했던 아이가 그 순간만큼은 수영하는 것을 너무너무 행복해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동력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억지로가 아닌, 스스로 하고 싶은 것.
그런 것이라면 힘든 것도 어려운 것도 이겨 낼 힘이 생길 것입니다.
감상
이번 2020년 올림픽이 다른 때와 달랐던 점은 선수들이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들이었을 것입니다.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지금껏 고생했던 훈련과정과 노력을 서운하고 아쉬워 눈물을 흘리던 지금까지의 모습들과는 다르게 비록 원하는 결과는 아니지만 좋은 경기였고, 아주 즐거웠다는 흡족한 표정이
보는 이들에게 뿌듯함과 기특함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건강한 사회가 된다면 사람들은 좀 더 여유를 찾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