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의 지구에서 한아뿐
인기 작가 정세랑
넷플릭스의 추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이름을 알린 정세랑 작가는 이제는 유명 작가가 되어 뉴스 인터뷰에 초대되기도 합니다. 넷플릭스로 정세랑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도 있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이전부터 정세랑 작가의 따뜻한 문장을 좋아하는 팬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줄거리 및 감상
<지구에서 한아뿐>은 한아와 그녀를 짝사랑해 먼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인의 사랑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시작은 연애소설이나, 중간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공상과학 만화같이 다소 엉뚱하고 깨알 같은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한아는 떠나버린 예전의 경민에 대한 원망을 어느정도 버릴 수 있었다. 나 때문이 아니었어. 날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던 거야. 다만 오로지 그 사랑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었던 거지. 질량과 질감이 다른 다양한 관계들을 혼자 다 대신할 수는 없었어. 역부족도 그런 역부족이 없었던 거야. "
이 문장은 헤어지는 연인들을 위로하기도 하겠지만, 사람들한테 상처받아 자신을 어쩌지 못하는 나에게도 위로와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에서 약간의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외계인 경민의 한아를 향한 사랑은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힘든 남자의 모습들을 보여줘 책을 읽는 많은 여성들의 대리 만족을 시켜주었습니 다.
그러나 외계인의 정체를 알고 난 후 이런 영화와같은 장면이 나는 도저히 상상이 안돼서 연애소설보다는 SF 장르의 소설로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얇은 두께의 책이라 단숨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내용보다는 중간중간 나왔던 문장들이 내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여운을 줘, 짧은 소설로 이 많은 걸 해내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결국 남 좋은 일이 될 걸 알면서도 디테일 하나에까지 성실하다는 점에서 사랑스럽고 안쓰러운 존재들이었다."
"왜 그러고 사니?" 주영이 아폴로를 발견하고 나서 가장 자주 들은 말이었다. 그 말을 정말이지 다채로운 톤으로 들어왔다. 영하 40도의 무시, 영상 23도의 염려, 70도의 흐느낌, 112도의 분노로.
이렇듯 지구에서 한아뿐은 따뜻하고 마음을 울리는 문장이 많은 책이었습니다.